통도사 사명암을 한 마디로 표현하면 '불교예술의 진수'를 보여주는 암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명암 감원인 동원 스님은 스승인 혜각 스님에 이어 단청장 무형문화재로 수많은 사찰의 단청을 꾸며왔습니다 사찰을 화려하게 장식하는 단청의 아름다움이 다른 어느 암자보다 돋보이는 데다 암자를 둘러싼 자연환경은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더합니다 계절마다 다른 사명암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길 바랍니다 사명암, 불교 예술의 참맛을 보다 좌우로 하늘을 바라보며 자란 나무들 사이로 환한 빛줄기가 비친다. 오르막길을 지나 주차장 입구에 들어서면 확 트인 시야 너머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이 감탄을 자아낸다. 영지(影池) 좌우로 정자가 균형을 잡고 있고 그 가운데 사명암(泗溟庵)으로 오르는 돌계단이 놓여 있다. 사명암은 암자에 들어서..
통도사 암자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암자가 바로 '서운암'입니다 봄을 맞은 서운암은 들꽃향기로 가득합니다 찾는 이를 제일 먼저 반기는 장독 행렬은 서운암의 첫 인상이기도 하죠 하지만 서운암은 겉으로 드러난 들꽃축제와 천연염색, 장독 사이로 기다림의 미학을 간직한 곳입니다 알고 보면 더 색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서운암의 세계를 함께 들여다보시길 바랍니다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는 봄의 서운암으로 떠나보세요 서운암, 기다림의 미학을 배우다 수도암을 빠져나와 서운암(瑞雲庵)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한층 가볍다. 암자 입구에 채 들어서기 전 길 양편으로 나 있는 나무 사이로 햇살이 먼저 반겼다.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눈을 들어 정면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장독들을 바라본다. 햇살을 한..
통도사 산내 암자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인 수도암은 이름처럼 '수도하기 좋은 기풍을 가진 암자'다 다른 암자처럼 찾는 이가 많지 않지만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수도암만의 매력이 있다. 수도암, 검소한 수행의 기풍을 만나다 취운암을 나서고 길을 따라 걷다 보면 서운암과 백련암, 비로암으로 갈라지는 삼거리를 만나게 된다. 비로암 방향 오르막길에 접어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오른편에 수도암(修道庵)으로 이어지는 길을 만날 수 있다. 수도암 가는 길은 산새 소리와 바람에 부대끼는 나뭇잎 소리가 기분 좋게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곧 수도암 주차장이 나오고 암자 입구 앞 소나무 아래 작은 쉼터가 보인다. 통도사 산내 암자 가운데 가장 작은 규모인 수도암은 이름처럼 ‘수행하기 좋은 암자’다. 통도사 본사와 가까운 편에..
통도사 암자 순례 세 번째 이야기는 '취운암'입니다. 취운암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바로 본전인 취운전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는 '단청'입니다. 다른 암자와 다른 취운전 단청의 매력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그리고 통도사 율원으로, 선원으로 역할을 맡고 있는 취운암의 숨은 이야기도 들려드립니다. 취운암, 율(律)과 선(禪)을 취하다 보타암을 벗어나 200m가량 오르막길을 걷다 취운암(翠雲庵)으로 들어가는 취운교를 건넜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소리가 조용한 암자 분위기와 어울렸다. 온화한 기풍을 지닌 보타암과 달리 취운암은 절도 있는 품격이 느껴진다. 그도 그럴 것이 취운암은 영축총림 통도사의 율원(律院)이 있는 암자다. 불교에서 율사(律師)를 양성하는 전문교육기관인 율원은 보통 강원(講院..
통도사 암자 순례, 두 번째는 보타암 이야기입니다 보타암은 통도사 산내 암자 가운데 유일하게 비구니 스님들이 거처하는 곳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보타암은 아기자기한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입니다 보타암, 향기로운 세상을 열다 낮지도 높지도 않은 돌담 기와 위로 햇살이 내려앉는다. 손을 뻗어 서로 하늘 위로 끌어올리는 담쟁이 모습이 정겹다. 통도사 암자 순례에서 처음 만나는 암자가 바로 보타암(寶陀庵)이다. 보타암은 통도사 일주문 앞 삼성반월교를 건너 솔밭주차장을 통과해 영축산 방향으로 도로를 따라 걷다 보면 약 300m 지점에 있다. 통도사에서 유일하게 비구니 스님이 거처하는 암자다. ‘보타’라는 이름은 관세음보살이 거주하는 산으로 알려진 인도 보타락가(補陀洛迦) 산에서 인용한 것이다. 원래는 동운암(東雲庵)..
양산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곳이 바로 통도사(通度寺)다. 신라 자장율사(慈藏律師)가 영축산에 통도사를 창건한 이래 통도사는 양산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다. 단지 종교적인 차원이 아니라 통도사는 양산 정신문화의 뿌리와 같은 곳이기도 하다. 통도사를 한국불교의 으뜸인 불지종가(佛之宗家)요, 국지대찰(國之大刹)이라 부르는 까닭은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모시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또한 통도사는 우리나라 불교문화의 보고(寶庫)다. 3만 여점이 넘는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통도사 성보박물관을 비롯해 사찰 곳곳에 남아 있는 문화재는 우리나라 불교 문화를 대표할만하다. 비단 통도사 본사뿐만 아니라 영축산 자락에 터를 잡고 있는 산내 암자들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보배와 같다. “통도사만 보고 ..
남해신문 사장을 역임하고 양산시민신문에서 편집국장을 지낸 한관호 선배는 늘 "지역신문은 지역의 경전(經傳)"이란 표현을 즐겨 쓰곤 했다. 지역의 역사, 문화, 가치를 기록하는 경전으로 지역신문이 역할해야 한다는 말이다. 2013년 경남도민일보가 펴낸 '경남의 재발견'은 이승환ㆍ남석형 기자가 발로 뛰며 재발견한 경남 18개 시군의 오늘과 과거를 기록한 역사, 문화, 관광 인문지리지다. 과거 읍면별로 읍지나 면지를 편찬하곤 했다. 시군 단위로 나온 책들도 있다. 모두 지역을 소개하는 책이다. 하지만 읍지나 면지가 기록적 측면이 강하다면 경남도민일보가 펴낸 '경남의 재발견'은 단순한 기록의 나열이나 열거가 아닌 과거와 현재를 잇는 가치를 해설하는 인문지리지다. 김해ㆍ양산처럼 빠른 속도로 변한 지역에서는 지역 ..
때론 책장을 넘기기 힘든 책이 있다. 그 내용이 어려워 차마 이해하기 힘들어 헤메는 책을 접하는 순간, 책장을 덮고 싶은 충동이 들고 한다. 겨우겨우 책을 읽어내려가지만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는 경험을 하곤 한다. 경남도민일보 김주완 편집국장(책을 쓸 당시에는 편집국장이지만 현재는 경남도민일보 출판미디어국장으로 일하고 있다.)이 쓴 'SNS시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남기(산지니, 2012년)'는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지 않다. 말 그대로 새로운 매체 환경을 살아가야 하는 지역신문 기자가 고민해야할 일상을 담고 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어려운 내용이 아님에도 책장을 넘기기 힘들었던 것은 책 표지에 커다랗게 새긴 '살아남기'라는 표현 탓이다. 2012년에 나온 책이고 오랜 전부터 책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쉽게..
옛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동네 우물가에 사람들이 모여 시시콜콜한 동네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단 우물가가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늘 이야기를 끌어가는 사람이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장터 국밥집에서, 빨래터에서 특유의 넉살을 부리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사람 주위에 모여 저마다 입을 보태 이야기를 흥미롭고 풍성하게 만드는 마법 같은 상황을 쉽게 접할 수 있다. 요즘에 그 역할을 온라인이 대신하고 있다. 이슈가 되는 글 아래에는 다양한 의견이 댓글 형태로 달리고, 자신이 공감하는 글은 다른 이와 공유하는 일이 자연스럽다. 매체가 충분히 발달하지 못한 시절, 사람들은 입과 입을 통해 이야기를 전파했다. 그리고 신문이 나오고, 방송이 나왔을 때 더 많은 사람에게 더 짧은 시간을 들여 ..
스토리(Story)는 말 그대로 이야기다. 이야기는 이를 전하는 사람과 그 속에 등장하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을 화자라고 부르고, 등장하는 사람 가운데 가장 중심이 되는 이를 주인공이라 부른다. 물론 이야기 속 주인공은 반드시 사람일 필요는 없다. 주인공은 동물일 수 있고, 음식일 수 있으며 심지어 공간일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이란 말은 이야기를 만들고 전달하는 과정이다. 많은 도시에서 스토리텔링을 주목하고 행정에 접목하는 일은 새삼스럽지 않다. '도시 브랜드'라는 말 속에는 이미 스토리텔링이라는 의미가 숨어 있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따뜻한 복지 도시, 활력 넘치는 문화도시... 전국 지자체를 수식하는 슬로건은 대부분 스토리텔링 영향을 받은 도시 브랜드를 표현하고 있다. 도시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