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축암은 관광객에서 알려진 암자는 아니다. 통도사 산내암자 가운데 비교적 가장 최근에 지은 암자로 이곳에는 부처님의 법을 공간에 구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일반 대중에게 깨달음을 전하는 불교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암자다. 서축암, 깨달음의 말씀으로 세상을 비추다 안양암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걸으며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이는 영축산을 바라봤다. 지금까지 둘러본 통도사 산내암자들이 영축산 자락 아래에 있었다면 이제 영축산 더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암자들을 둘러볼 차례다. 영축산 산세는 어머니처럼 넓은 산자락에 통도사와 암자들을 품고 있으면서도 우뚝 솟은 산맥은 사시사철 세상 풍파를 막아줄 것 같은 아버지 뒷모습과 닮았다. 첫 번째 순례에서 만났던 암자들과 안양암이 어머니 치맛자락 같은 능선 사이사이에..
통도사 암자순례 두 번째 길을 떠납니다 무풍한솔길에서 시작해 만나는 첫 암자는 '안양암'입니다 ‘마음을 편안히 하고 몸을 쉬게 한다’는 안양이라는 뜻처럼 조용한 암자 분위기가 먼저 마중합니다 이곳에는 경남 유형문화재 제247호로 지정된 북극전이 있는데 오래된 모습이지만 부처님 세계를 표현한 벽화와 탱화가 눈길을 사로잡는 곳입니다 안양암, 마음의 눈으로 극락세계를 보다 다시 길 위에 섰다. 첫 번째 통도사 암자 순례에 나선 후 마음속에 그동안 둘러봤던 암자들이 내내 떠나지 않았다. 일상에 쫓겨 지내면서도 마음은 늘 쉼을 원했다. 긴 기다림 끝에 다시 산문 앞에 섰다. 허락한 시간 동안 다시 새로운 풍경과 사연을 접할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두근거린다. 무풍한송로는 변함없이 푸르다. 바람 따라 춤추는 소나..
통도사 암자순례, 그 첫 번째 순례의 마지막은 '백련암'입니다 백련암은 오랜 수행의 기풍을 간직한 조용한 암자입니다 가을이면 노란빛으로 물든 오랜된 은행나무가 찾는 이를 먼저 반깁니다 통도사 염불원으로 소임을 다하는 백련암에서 깨달음을 얻고자 합니다 백련암, 깨달음의 스승 앞에서 나를 찾다 옥련암을 나와 언덕을 내려가다 길옆 돌탑으로 향했다. 반짝이는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면서 돌탑에 생명이라도 불어넣듯 그림자를 비추며 아른거린다. 다시 내리막을 걷다 옥련암과 백련암(白蓮庵)으로 갈라지는 지점에 섰다. 백련암 방향을 바라보니 깊은 숲길 너머에 시간이 고요하게 멈춰 있는 것만 같다. 백련암이라고 쓰여 있는 비석에는 백련정사(白蓮精舍)라는 이름이 함께 있다. ‘정사’(精舍)는 신앙에 따라 수행을 계속하는 사..